[호남뉴스라인 = 서은홍 기자] 천주교 유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완주군에서 ‘고산 교우촌이 한국 천주교회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려 또 한 번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달 29일 완주군청 1층 대회의실에서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이 주최한 심포지엄이 유희태 완주군수, 유의식 완주군의회 의장, 권요안 도의원, 군의원, 김선태 주교 등 관계 전문가와 주민 18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신유박해 순교자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와 저구리 공동체’를 발표한 김두헌 박사는 “한국 최초 순교자인 윤지충의 동생으로 신해박해 후 자신의 가족과 진산공동체를 이끌고 험준한 산세로 인적이 드문 대둔산 아래 고산현으로 이주해 한약방을 운영하며 고산지역 교우촌을 확장시켜 나갔다”고 설명했다.

당시 호남 천주교의 핵심인물이였던 초남이성지 유항검이 윤지헌의 사촌으로 박해시기에 완주지역으로 이주해 신앙의 굳건한 믿음을 지켜내며 한국 천주교회 설립에 막중한 역할을 담당했다.

최진성 전북대 교수는 ‘고산 지역의 장소성과 신자들의 생활상’을 통해 “당시 지리적으로 오지였던 대둔산과 천호산이 소재한 고산지역이 천주교 교우촌의 확장 및 평신도 중심의 공소 57개 천주교의 경관으로 오롯이 지역문화 유산으로 자리매김됐다”고 말했다.

전병구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 위원은 ‘고산 교우촌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통해 “고산 지역 교우촌의 현황과 선교사의 활동 빈도 등을 정량적 비교분석 자료로 정리했다”며 “1980년대 소몰이투쟁을 주도했던 고산 지역 가톨릭농민회의 열정으로 대한민국 영농 정책의 다양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전했다.

강석진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신부는 ‘고산지역 선교사와 교우들의 삶의 신앙’에서 초기 천주교 설립 당시 파리외방전교회 선교 사제들이 주고 받은 서신에 축사와 농업이 주요 생계수단이었던 고산 교우촌의 고된 삶과 애환이 생생하게 기록으로 남겨졌다고 설명했다.

전북대 이태영 교수를 좌장으로 호남교회사연구소 이영춘 소장 등이 토론자로 나선 지정 토론에서는 “완주 지역의 천주교 신앙공동체는 역사적 사건과 주요 인물사, 지역적 특성에 기인한 천주교 유산의 중요 장소로서 역사적 재조명 가치가 충분하다”는 중론을 모았다.

현재 완주군은 초남이성지에서 발굴된 한국 최초 순교자 윤지충과 권상연, 윤지헌의 유해와 유적을 국가지정 사적화 등재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부각된 고산 교우촌의 천주교 유적지에 대한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집중 재조명 할 계획이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일치와 친교를 중시하는 평화의 사도 교황 레오 14세의 철학과 긴 시간 초남이성지에 잠들었던 순교자들의 굳건한 믿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천주교의 숭고한 역사를 품은 완주 곳곳이 지역의 중요 문화유산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가톨릭천주교회 전주교구는 지난 25일 김관영 도지사를 비롯한 서거석 교육감, 우범기 전주시장, 유희태 완주군수 등 단체장과 도내 시군 의원들이 참여한 2027년 세계청년대회 전주교구대회 발대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2027년 세계청년대회 전주교구대회 조직위원회 백승운 사무국장 신부는 “완주군을 비롯해 전북특별자치도의 천주교 성지가 분포되어 있는 시·군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2026년 홈스테이 시범사업과 순례길 조성 등 2027년 세계젊은이의 날 순례자 및 여행객 지원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